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롯데의 11연패,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
EJI studio
2025. 8. 23. 16:19
1992년, 염종석의 어깨에 우리 모두의 꿈이 실려있던 그 해를 기억한다. 오늘, 11연패의 성적표를 받아 든 롯데 자이언츠를 보며 나는 두 딸의 손을 잡는다. 아빠가 왜 응원석의 함성보다 경기의 데이터를 먼저 보려 하는지, 이길 때보다 질 때 무엇을 이야기해주고 싶은지를 말해주고 싶어서다.
숫자가 말해주는 진실
감정을 빼고 보면 현실은 더 명확하다. 8월 팀 타율은 0.199, 리그 유일의 1할대 타선이다. 이 숫자는 어떤 변명도 없이 현재 우리 팀의 공격력이 얼마나 차갑게 식었는지를 증명한다. 여기에 팬들이 지적하는 아쉬운 불펜 운영과 선수 기용, 주장 전준우의 부상 공백과 결정적 실책이 겹치며 연패의 터널은 길어졌다.
0%의 확률,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
역사적으로 11연패를 당한 팀이 가을 야구에 간 적은 없다. 통계는 0%의 확률을 가리키지만, 바로 이 지점에서 스포츠는 인생의 가장 위대한 은유가 된다. 우리는 숫자를 통해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지만, 그 숫자 너머의 선수들이 0%의 확률에 어떻게 맞서는지를 지켜본다. 이 과정 자체가 결과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, 나는 딸들이 야구를 통해 배우길 소망한다.
결국 인생이란, 수많은 패배의 기록 속에서 단 한 번의 값진 승리를 위해 묵묵히 나아가는 과정이니까.